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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언론사를 소유해도 괜찮을까

질문인 2026. 9. 28. 14:02

쌓여 있는 신문 뭉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

요즘 한 대형 신문사의 경영권을 두고 여러 기업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화제입니다. 금융, 식품, 의류, IT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회사들이 언론사를 사겠다고 나섰죠. 그런데 이 장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인수합병 뉴스로만 넘기기 어려운 질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기업이 언론을 소유한다는 것은 정말 괜찮은 일일까요?

▶ 언론은 왜 특별한 물건일까

세상에는 사고팔 수 있는 것과 그렇게 다루면 어색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공장이나 부동산은 소유주가 바뀌어도 물건 자체의 성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다릅니다. 언론의 핵심 자산은 건물이나 윤전기가 아니라 '독자가 그 보도를 믿는다'는 신뢰입니다. 그리고 신뢰라는 자산은, 소유주가 누구냐에 따라 쉽게 흔들립니다. 같은 기사를 쓰더라도 '누가 이 회사를 가지고 있는가'를 아는 순간 우리는 그 문장을 다르게 읽기 시작합니다.

▶ 소유하지 않아도 영향은 남는다

흥미로운 점은, 소유주가 직접 기사에 손을 대지 않아도 영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기자는 자기 회사를 가진 기업의 사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쓸 때 무의식적으로 한 번 더 망설이게 됩니다. 이것을 '자기검열'이라고 부르죠. 명령이 없어도 구조가 방향을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소유주가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말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개입이 없어도 기울어질 수 있는 것이 언론이라는 구조의 특징이니까요.

▶ 그렇다고 소유를 막으면 되는 걸까

반대편의 사정도 봐야 공정합니다. 언론사도 결국 돈이 있어야 굴러갑니다. 취재하고, 기자에게 월급을 주고, 서버를 유지하려면 자본이 필요합니다. 부도 위기에 몰린 언론사를 아무도 인수하지 않는다면 그 매체는 사라지고, 그 자리가 비면 오히려 여론의 다양성이 줄어듭니다. 즉 '자본이 언론을 지배할 위험'과 '자본이 없어 언론이 소멸할 위험'은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문제는 소유 자체를 금지하느냐가 아니라, 소유와 편집을 어떻게 분리하느냐로 옮겨갑니다.

▶ 우리가 진짜 던져야 할 질문

결국 핵심은 '누가 가졌는가'보다 '어떻게 견제되는가'일지 모릅니다. 소유주와 편집국 사이에 방화벽이 있는가, 편집권 독립이 문서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가, 독자가 소유 구조를 투명하게 알 수 있는가. 이 장치들이 살아 있다면 소유주가 기업이어도 신뢰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장치가 없다면, 소유주가 누구든 언론은 조용히 기울어집니다.

정리

기업의 언론사 인수 뉴스는 단순한 매각 소식이 아니라 '신뢰라는 자산을 자본이 다뤄도 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냅니다. 소유를 무조건 막을 수도, 무조건 허용할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유 이후에도 언론이 자기 소유주를 비판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 자유가 지켜지는지를 지켜보는 눈이, 어쩌면 우리 독자에게 남겨진 몫일 것입니다.